인사 칼럼 경찰 검도가 살아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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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8년째 계속 개최되고 있는 “경찰청장기 전국일반검도대회”가 지난 9월 20일 ~21일 충북 음성에 있는 본회 중앙연수원에서 개최되었다.
이 대회에는 실업팀에 소속된 선수를 포함하여 전국에서 우수한 남자 선수 64명, 여자 선수 33명이 출전하였다.
다른 검도대회와 다르게 이 대회에서 우승·준우승한 남녀 각각 2명의 선수는 경찰에 특채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므로 항상 치열하다.
이 대회가 처음 개최하게 된 것은 2004년 당시 경찰청 김석기 차장과 본회 부회장이었던 이종림 선생, 그리고 전무이사였던 필자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당시 경찰 내에서 경찰청장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이 컸던 김석기 차장이 주일 한국대사관 무관이었던 시절 처음으로 검도를 접하게 되었고 그 매력과 장점을 깊이 알고 계셨기 때문에 우리가 찾아가 뵙고 대화를 나누던 중 경찰검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의기투합한 결과 김석기 차장이 이 대회를 만들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었다. 지금은 국민의 힘 포항시 국회의원이지만 그 당시는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경찰 내에서 인품이나 능력으로 가장 존경 받고 있는 분이셨다. 그 후 이분이 국내 정치적인 문제로 경찰청장 발령 전에 사직(辭職)하게 되어 경찰검도의 비약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우리 검도 발전을 위하여도 큰 손실이라 많은 검도인이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그 사건 전인 2005년 1월 21일 제1회 대회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고, 우승자가 경찰로 특채되는 전통은 오늘에까지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2005년 제1회 대회부터 2018년 제14회 대회까지는 남자 선수들만의 대회였으나 경찰청의 정책변화로 2019년부터 무도 분야 경찰공무원 “경력경쟁 채용시험”의 하나로 여자대회까지 신설되면서, 남자의 경우 1. 2위 선수, 여자의 경우 1위 선수만을 선정하게 되어 총 3명의 우수선수가 매년 경찰에 흡수되게 되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조금 더 개선되어 1. 2위 한 남녀선수 각각 2명씩 매년 4명의 선수가 경찰에 특채 되게 변경되면서 많은 젊은 선수들의 장래 진로에 큰 희망을 주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대회에서 선발된 우수한 선수들이 일단 경찰에 들어가면 더 이상 선수 생활을 못 하고 묻혀버리게 되는 점이다. 경찰 내에 공식적인 검도팀이 없어 그냥 일반직으로 근무하게 되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경찰에 들어간 뛰어난 선수들이 총 29명으로 지금까지 그들의 경찰 내에서의 역할이나 활동은 없다. 이들은 국가대표 선수를 포함하여 최우수 선수들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들어간 후 경찰 자체 사정으로 공식적인 검도 수련과 경기참가가 정지되어 있으므로 우리 검도 발전에 심각한 손실이 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한편 각 실업팀에서 출전하는 선수들이 속한 실업 검도팀 감독들은 한결같이 자기 팀 선수들의 이 대회출전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소속팀 선수가 우승하면 팀의 명예가 올라가 좋긴 하지만 우수한 선수가 팀에서 빠져나가게 되므로 팀에 상당한 전력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웃 나라의 경우 경찰검도가 그 나라 검도의 핵심이 되고 있고 최강의 경찰 선수들이 거의 다 국가대표선수가 되어 세계검도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이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우수선수들이 대거 들어가 있는 경찰이 검도에 관심이 없으므로 경찰학교에서 검도 과목을 가르치는 것 외에 경찰 내 전문도장이나 각 시도별 경찰검도팀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있다.
요즈음은 흉기를 든 강력범죄가 늘어나고 있는데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장면들이 TV 매체를 통하여 자주 보도되어 국민적 비웃음을 사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 과감하게 대처하며 제압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경찰검도팀을 육성하여 “전국일반검도선수권대회”에도 출전시키는 것 외에, 일반경찰들도 평시에 적극 검도 수련을 할 수 있게 여건을 마련하여 흉기를 든 범인들이나 폭력배들을 적극적으로 제압 할 수 있는 검도 수련 경찰의 육성에 대한 경찰 수뇌부의 이해와 결단이 절대 필요할 때이다.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경찰검도의 육성과 활성화야말로 국가적으로도 추진하여야 할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대회장에서도 경찰에서 참석한 경찰 간부들에게 선정된 선수들의 활용과 경찰팀 육성의 필요성, 그리고 검도 무술 경관의 육성 문제 등에 대하여 누누이 설명하였지만 명쾌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더 높은 레벨의 책임자에 대한 끊임없는 설득작업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