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구석구석 호기심을 평생 취미로 만들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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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한검도회 우수도장에 선정되어 상을 받은 지 6년이 지난 지금, 이런 큰 상을 다시 받게 되니, 영광스러운 마음과 함께 이제는 무거운 마음마저 듭니다. 검도관을 운영한 지 약 10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초심을 잃지는 않았는지 그간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제가 검도관을 운영하며 지켜왔던 신념과 원칙을, 검도 지도자를 꿈꾸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심스레 써봅니다.
중학교 때부터 검도 선수를 시작하여 실업팀에서 활동하기까지 젊은 시절을 검도라는 운동과 함께 해왔지만, 검도관 운영과 학생 및 사회인들에 대한 지도는 매우 낯선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문 선수를 하는 과정에서는 제 개인의 운동능력을 키우는 것에만 집중하면 되었지만, 다양한 니즈(needs)를 갖고 검도관을 찾는 학생들과 사회인 운동으로서의 검도를 지도하는 것은 또 다른 고민과 노력을 요하는 영역이었기 때문입니다.
검도관을 개관하면서 저는 ‘검도관을 찾는 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가는 데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검도 커뮤니티 카페에 가입해 동호회 회원들이나 일반수련생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저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려 노력했고, 선수나 지도자의 입장이 아닌, 관원분들의 입장에서 도장을 바라보려고 애썼습니다. 2019년 세종TOP검도관을 개관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코로나가 터졌을 때 운동을 나오는 회원이 하루 종일 10명이 넘지 않던 시기도 있었지만, 꾸준히 회원의 입장에서 운영을 지속했습니다. 회원이 나오지 않더라도 매일 검도관에 나와 소독을 하고, 호면에 부착하는 비말 마스크도 직접 제작하는 등 “운동을 하고 싶지만 불안한 마음에 나오지 못하는 회원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검도관 인테리어 역시 회원의 입장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사무실은 최대한 작고 검소하게 꾸미고 운동 공간을 최대한 넓게 하려 애썼고, 샤워 시설도 회원분들이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개인 사물함도 만들어 드렸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검도 호구나 도복을 착용하는 것을 어려워하기에, 여러 아이디어를 내어 갑상은 버클식으로, 갑은 고리클립으로 착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어린 학생들도 스스로 호구를 입고 벗게 하여 검도 수련 시간을 확보하고, 지도 사범님들도 아이들의 호구를 입혀주고 벗겨주는 번거로움을 줄이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검도라는 운동에 대한 진입장벽을 조금이나마 낮춰주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검도관을 운영하는 데 있어 제 또 다른 원칙은 ‘진심을 다해 지도하려는 열정’이었습니다. 처음 호구를 착용하는 친구들의 부담을 덜고, 타격 강도와 세밀한 자세를 잡아주기 위해 매 시간마다 저는 직접 호구를 착용하여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련 시간을 운영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시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벽 06:30 첫 수련을 시작으로 마지막 수업인 21:00 수련에 이르기까지 하루 8부 수련을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시간에, 다양한 연령이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평일에 호구 쓰고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적고 전문기술을 익히는데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말에는 선수반을 운영하여 이 시간에 집중적으로 어려운 기술연습과 대련 연습 및 시합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통했을까요? 많은 회원분이 저를 믿고 검도관을 찾아주시어 수련해 주셨고, 힘든 시기를 넘기고 지금의 영광스러운 상을 수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분 한 분 작은 불꽃 같은 회원분들이 모여서 지금의 검도관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검도관을 운영하면서 저는 다양한 이유로 검도관을 찾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분들이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저보다 큰 열정을 갖고 ‘평생 취미’로 검도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봅니다. 전문 선수 생활을 하며 검도라는 운동을 접하던 저에게는 이러한 회원분들의 모습이 오히려 생경하고 감동스럽습니다. 저희 검도관에는 가족 단위 회원이 매우 많습니다. 먼저 검도를 시작한 아들이 각종 대회에서 입상을 하고, 성격도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본 부모님이 함께 검도관에 나오거나, 사춘기의 자녀와 함께 대련을 하며 유대감을 쌓기 위해 모자(母子)가 함께 검도관에 나오기도 하십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대련을 하면 주위에서는 응원을 해주고, 함께 대회를 나가며 서로 격려하며 추억을 쌓고, 새벽에 모녀(母女)가 함께 운동을 나와 검도 수련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등 허용할 수 없을 만큼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검도 지도자로서 큰 행복을 느낍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얍얍” 소리를 내며 나뭇가지로 칼 싸움을 하고, 영화 속 악당과 싸우는 무사나 장군을 상상하며 장난감 칼을 휘둘러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검도라는 운동은 그러한 상상과 호기심에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장을 찾는 회원들의 목적은 다양하지만 그 기저에는 검도라는 운동에 대한 “호기심”이 깔려있습니다. 저는 그런 막연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검도가 궁극적으로 “평생 취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비전이자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검도관을 찾은 개개인의 다양한 목적을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초심을 잃지 않고 열정을 다해 지도 해야겠다고 매일 다짐합니다.
전 늘 “검도는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말합니다. 삼대가 함께 운동을 할 수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으며, 체력을 키움과 동시에 예(禮)와 도(道)를 배울 수 있는 생활 스포츠입니다. 이러한 검도를 많은 분들이 평생의 취미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지도하고 검도를 알리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전국에 계시는 도장 관장님들과 함께 대한검도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족한 저에게 이런 큰 상을 주신 대한검도회와 전국의 검도인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