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신의 한 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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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밝았고, 앞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 나가야 하는데,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구속되는 것을 바라보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다음의 글을 소개한다.
'신의 한 수 같은 인생은 없다'라는 제목의 덕담이 지인들 사이에 오가던 글이다.
"모기는 피를 빨 때 잡히고, 물고기는 미끼를 물 때 잡힌다. 인생도 그렇다. 남의 소유를 탐할 때 위험해진다. 몸의 근육은 운동으로 키우고, 마음의 근육은 관심으로 키운다. 체온이 떨어지면 몸이 병들듯, 냉소 가득한 마음은 병들기 마련이다.
오래 걸으려면 좋은 신발이 필요하고, 오래 살려면 좋은 인연이 필요하다. 포장지가 아무리 화려해도 결국엔 버려지듯이 남의 들러리로 사는 삶에는 결국 후회만 남는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가 달라지면, 둘은 공존할 수 없다.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최적 거리를 유지할 때 공존한다.
바둑의 정석을 실전에서 그대로 두는 고수는 없다. 정석대로 두다 보면 나중엔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인생의 정석은 불리하지 않기 위해 배운다. 밥을 이기는 충견 드물고, 돈을 이기는 충신 드물다.
건강은 몸을 단련해야 얻을 수 있고, 행복은 마음을 단련해야 얻을 수 있다. 내면보다 외모에 집착하는 삶은 알맹이보다 포장지가 비싼 물건과 같다. 꿀이 많을수록 벌이 많이 모이듯, 정이 많을수록 사람이 많이 모인다.
음식을 버리는 건 적게 버리는 것이요, 돈을 버리는 건 많이 버리는 것이고, 인연을 버리는 건 모두 버리는 것이다. 죽지 못해 살아도 죽고, 죽지 않으려 살아도 죽는다.
나라가 시끄럽다. 몸과 마음의 수련을 하고 있는 나도 혼란스럽다. 이 혼란스러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밝고 희망찬 내일이 올 수 있는 신의 한 수를 절망하는 것은 나만의 간절함일까?
(이 글은 “조선일보 2025년 1월16일자 A29면, 윤희영의 News English 『신의 한수 같은 인생은 없다』”)에서 발췌 인용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