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구석구석 雪國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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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일본 니가타현 山田(야마다)선생은 50대 이상 대한민국 검도인이라면 거의 다 잘 아는 분이다.
작년 6월 전 일본 고령자 검도대회도 이분이 주선하여 관전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 그런데 이분께서 지난 10월에 한국에 관광차 오셔서 성동고등학교로 검도를 하러 오셨다. 이분의 한국의 영혼의 파트너이신 수지의 권회봉 선생과 함께였다. 우리 시니어검우회에서는 이종원 회장님과 전무인 내가 같이 성동고등학교로 가서 운동도 하고 저녁을 같이했다. 그때 야마다 선생과 이종원 회장님의 의기가 투합되어 니가타행을 결정하고 회원을 모으기 시작하여 상임이사와 부회장 중 신청하신 분을 모아보니 13명이 되어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제1일 차

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 전남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이 사고를 일으켜서 2명만 생존하고 170여 명이 사망하는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하였다. 우리는 다행히 대한항공이어서 서로 마음의 위안을 하면서 공항에 모였다. 경북 구미에서 오시 김상은 사범님, 대전에서 오신 송인범 8단 선생님, 강원도 속초에서 오신 이성근 선생님, 인천에서 날아오신 김재곤 범사 8단 선생님 그리고 이종원 회장님을 위시한 서울의 대한민국 시니어 검우회 회원님들이 국제선 제2청사에 8시까지 집합인데도 7시부터 오시기 시작하신다. 나이를 먹으니 잠이 없어서인가?
예정보다 15분 늦은 10시 20분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출발. 오랜만에 먹어보는 기내식은 참 맛있었다는 얘기들이다. 니가타 공항에 오후 1시경에 도착. 짐을 찾고 밖으로 나가니 니가타 검도인들이 대형 현수막을 걸고 우리를 반겨 준다.
차로 30분 정도를 달려서 늦은 점심을 먹는데, 소바가 한 상 건하게 차려 나온다. 맛있다.
호텔 check – in을 하고 바로 쯔바메 시민체육관으로 가서 간단한 식을 하고 합동 연습을 1시간 30분 정도를 하였다. 특이한 것은 전일본고령자검도회 회장이신 岩立(이와다테)선생께서 우리와 같이하려고 저 멀리 300킬로 이상 떨어진 지바현에서 오셨다. 정말 고마웠다. 합동 연습이 끝난 후 이와다테 선생님 한 말씀 “한국 사람이고 일본사람이고 기세가 부족하다. 아랫배에서 나오는 힘찬 기합 소리가 없다, 기세가 약하면 강한 타돌은 나올 수 없다.”라고 하셨다. 소중한 말씀 간직하여 열심히 연습해야지...
끝나고 간단한 환영회다. 즐거운 자리이다.
제2일 차
어제 출국과 운동, 환영연이었음에도 아침 7시가 지나니 하나둘씩 식당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역시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살아야 한다….
식사하고 우리는 야히코신사(彌彦神社)로 갔다. 2,400여 년 전에 지어진 일본에서 유명한 신사중 하나라고 한다. 그런데 신사는 볼 게 별로 없지만 주변 경관과 눈은 니가타가 왜 설국인지를 말해준다. 신사를 보고 나서 근처에 있는 온천으로 향했다. 역시 일본 여행은 온천욕을 빼면 말이 안 된다. 좋다. 온천에 딸린 식당에서 점심을 간단히 하고 약 1시간 정도 휴식시간이다. 꿀맛이다.


오늘은 10인제 시합과 6인제 시합을 하잔다. 그래 하자. 자 지금부터는 전쟁이다. 온천욕과 휴식을 취했으므로 사기 백배다. 가자, 체육관으로….
체육관은 어제 연습했던 쯔바메 시민체육관. 역시 예상대로 10인제 시합부터 먼저 하잔다. 일당백의 정신력을 가진 대한민국 시니어 검우회 전사들은 전쟁터로 간다. 결과는 2승 7무 1패로 한국팀 승리. 이번 시합의 압권은 김상은 사범님의 뛰어 들어가는 머리치기이다. ‘이분이 70세가 맞나’하고 생각할 정도의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셨다.

2차전은 6인제. 결과는 1승 3무 2패로 일본팀 승리. 이번 시합에서는 이성근 선생님의 역시 상대 죽도 누르고 뛰어드는 머리치기. 구경하는 모든 사람이 와~ 하는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로 환상적인 머리치기이다. 중, 고, 대학 시절 대한민국 랭킹 1위였다는 소문을 현장에서 목격한 머리치기였다. 한 수 배우러 일본에서 9월에 한국 온대요.
마지막 밤이라고 송별회란다. 하여튼 일본사람들은 이리저리 말을 잘 붙인다. 하지만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흥을 이어가기 위해 가라오케를 가자는 권회봉 선생님, 좋았어요. 순발력.
제3일 차
가자, 한국으로…. 비행기는 오후 1시 비행기이므로 시간은 충분히 여유가 있다. 다들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신다. 일본 여행을 많이 해 봤지만, 이번처럼 알차고 재미있는 여행은 처음이라고…. 설경, 온천, 신사 구경, 일본식 식사, 무엇보다도 우리가 매일 하는 검도를 종주국이라고 하는 일본에 와서 기죽기는커녕 신나 두들겨 패준 느낌과 감정이 우리를 들뜨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
제일 어린 사람이 59년생, 제일 연장자가 50년생인 이번 여행은 그러나 어린 사람이 가진 패기와 중년이 가진 능숙함과 노년이 갖는 노련함을 모두 갖춘 누구 하나 체력과 살아온 인생에 뒤지지 않는 사람들의 당차고 건강한 여행이었다.
다시 한번 여행을 고안하여 주신 이종원 회장님과 2박 3일간 최선을 다하여 일행에게 편의를 제공코자 노력해 주신 권회봉 선생님에게 감사드리며, 인생의 활력을 불어놓고자 여행에 합류해 주신 여러 사범님 감사드립니다. 다음 여행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