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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구석구석 제 46회 일본 고령자검도대회를 참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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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2일부터 34일간 일본 고령자대회를 보고 왔다. 검도 경기를 보러 간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대회와 이를 주관하는 단체를 결성하기 위한 견학이었다. 검도 웹거진 지난 4월호 초고령화 시대에는 시니어검도가 답이다에 기고한 바와 같이 가칭 한국시니어검우회준비위원들이 함께 다녀왔다. 간 김에 경기에도 참가하고 싶었으나 그들의 완곡한 사양으로 대회 참관과 두 차례의 수준 높은 수련만 하고 왔다. 경기는 일본무도관(2015년 세계검도선수권대회와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었으며, 연습한 곳은 유명한 노마(野間)도장과 송풍관(館長 岩立三郞)이었다. 방일 중 틈틈이 수차례에 걸쳐 이와다테 회장, 야마다 요시오(山田 義雄) 실무부회장과 면담하여 많은 정보를 얻었다(통역은 일어에 능통한 권회봉 사범께서 수고해 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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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번 검도 대회를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 28개 도도부현의 760명 남녀 검사들이 개인전 및 단체전을 13개 코트에서 당일 하루 경기를 했다. 남자의 경우 개인전은 6개 그룹(55-64, 65-69, 70-74, 75-79, 80-84, 그리고 85세 이상)이며 단체전은 3개 그룹(55-642, 65-742, 75세 이상 1) 5인으로 구성된다. 여자는 좀 다르다. 개인전은 두 그룹(55-64, 65세 이상), 단체전은 55세 이상 1, 60세 이상 1, 65세 이상 13인조이다. 경기장 규격은 9m이고, 시간은 개인전 3, 단체전 2분으로 정해졌다. 경기는 도도부현(都道府縣) 대항(우리나라의 시도 대항전)으로 이번에는 47개 도도부현 중 28개 현이 출전했다.

 

우리들의 이번 방문 목적은 오랜 경험을 가진(1980년에 창설됨) 일본고령자검우회의 운영을 실제로 견학하고 향후 우리나라 시니어검도회의 발족 시 벤치마킹하기 위한 것이다. 벤치마킹(bench-marking)이란 경쟁업체의 경영방식을 면밀히 분석하여 경쟁업체를 따라잡는 전략이다. 한국과 일본이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40년 노하우(know-how)를 참고하여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와 여건이 상당히 다르므로 맹목적인 모방은 지양하기로 하였는데, 일본 측에서도 한국의 현실에 맞는 가능한 방법으로 실시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충고를 해 주었다. 일본에서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현재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애로사항(특히, 예산과 참여율 저조)을 말하였다. 그렇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대단히 성공적이며 외관으로 화려하고 내실까지 있는 것으로 보였다.

 

다음은 우리의 시각에서 좀 색다른 점이나 특이한 점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첫째, 고령자 검도대회가 아니고 고령자무도대회였으며, 大會長이 전국노인복지조성회 이사장이며, 고령자검도회 이와다테 회장은 부회장이었다. 그 첫째 이유는 총검술에 있었는데, 그들도 한 코트에서 시합하며 시범도 하였다. 또 노인복지회에서 약 4,000만 원에 가까운 무도관사용료를 부담하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둘째, 장관급 인사와 전일본연맹 회장 등 쟁쟁한 저명인사들이 개회식에 참가하고, 문부과학대신 상, 후생노동대신 상, 참의원장 상, 일본방송협회장 상, 전국노인복지조성회장 상 등 권위 있는 시상 수여 기관이다.

 

셋째, 일본고령자검도회가 전일본연맹 소속이 아니라 전국노인복지조성회 소속이므로, 이번 대회의 대회장은 전국노인복지조성회 이사장이다. 그리고 노인회 회장이 이와다테 회장과 공동 부대회장이다. 또한 대회 고문에 전검연 회장과 총검술연맹 회장 이름이 들어있는데, 현 일본검도회장 이름이 도도부현 회장과 수평적으로 나열되어 있다.

 

넷째, 심판장은 경시청 수석사범 출신 범사인 카케하시 마사하루(梯 正治)이고 범사 8명을 포함한 13명의 쟁쟁한 8단이 주임심판 또는 심판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국사관대 교수였던 유명한 우지이에 미치오(氏家 道男) 범사도 주임심판을 하고 있어 잠깐 인사하였다. 심판원의 3분의 28단이었는데, 더 놀라운 사실은 코트별 심판이 5인뿐(주임 포함)이었다. 그러니까 주임심판도 계속 코트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주최 측에 물어보니 심판 일당이 20,000엔인데 예산이 부족해 더 부를 수가 없다고 한다. 시합 시간이 2, 3분이고 코트가 작으니까 덜 피곤할지는 몰라도 대단한 중노동임에 틀림없다. 근로자로 치면 50분 일하고 10분 쉬는 셈이다.

 

다섯째, 회비와 참가비가 비싸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은 기본적으로 縣고령자검도회와 全國고령자검도회에 회비를 이중으로 납부한 사람으로 또 개인전 2천 엔을 내야 한다. 전국고령자회 연회비는 6천 엔이라고 한다. 지역회비는 각각 다르며, 지역보조 또한 현마다 다르므로 자세한 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거리가 먼 지역인 가고시마, 구마모토 등은 가입도 하지 않았고, 북해도는 소수 인원만 참여하고 있단다. 참고로 일본은 우리보다 교통비가 훨씬 더 비싸다. 회비가 비싸다는 원성이 자자해 전국고령자회 연회비를 4천 엔으로 내리기로 한 모양이다.

 

여섯째, 신임회장은 만 85세이며, 전임회장은 100세에 물러났다. 운동하고 있는 고령의 유명한 8단 범사를 관행적으로 회장으로 추대한다고 한다. 전임 타카사키 요시오(高崎 慶男) 회장은 100세까지 머리치고 나갔다는 전설적인 분인데, 이제 휠체어 타고 명예회장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현 회장 이와타테 사부로(岩立 三郞)2018년 제17회 인천세계대회 심판장 출신의 이름있는 범사로 만 85세이며, 현직 松風館 관장으로 늘 운동한다고 한다. 이번 필자와의 연습에서도 맞고도 기분좋은 회심의 일타 머리를 쳐 노익장임을 과시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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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검도인의 수가 약 10분의 1이며 고령 검도인의 수는 그 비율보다 훨씬 더 적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시니어검도인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신체적인 특성에 맞는 검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한국사회인연맹에서도 노장부(60-69)에 이어 70세 이상 장형부(長兄部)를 신설하였지만, 아직까지는 참여가 저조한 편이다. 현재 논의 중인 시니어검도회에서는 65세 이상 4 이상*을 회원으로 연 1회 대회와 국제교류, 세미나와 강습회, 합동연습 등 연 4회 정도의 분기별 행사를 구상하고 있다. 적정한 연회비를 납부하도록 하는 대신 가능한 대회 등 각종 행사 참가비 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연회비제와 수익자부담 원칙은 확고히 세우고 있다. 시니어검도회는 대한검도회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임의단체이지만, 대한검도회와 유관단체의 사업에 적극 협조하여 우리나라 검도발전에 일조할 것이다. 그러나 선거 등 민감 사안에는 시니어답게 중립을 지키도록 한다. 따라서 현재 대한검도회 또는 시도검도회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현역은 사양하고 일선에서 물러나 검도를 사랑하며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는 분들을 회원 대상으로 한다. 우리 시니어들은 사회에서 경로우대를 받는 만큼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또 나이만큼 성숙한 검도를 하여 나이 어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그런 시니어 검도인이 되고자 한다. 이기는 검도가 아닌 바르고 상대를 배려하는 건강한 검도를 추구할 것이다.

 *3단 이하는 준회원으로 회비부담을 낮추고 대회에 기본기 부를 신설해 참여를 적극 장려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검도의 궁극적인 발전은 어린 청소년 검도인 육성에 달려있다는 깊은 뜻을 이해하고 초등연맹과도 협조하여 필요시 장학금도 마련하며, 요청이 있으면, 무보수 봉사지도(사범자격소지자에 한함)도 계획하면서 검도를 통한 노소동락(老少同樂)을 꿈꾸어 본다. 끝으로 필자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고 준비위원회에 참가하신 조규홍, 박상혁, 이상지, 이영철, 김동완, 이찬우, 김선구, 이문로 사범 등 여러분들과 아울러 취지에 적극 호응해 주신 변형준, 이승호, 오정영, 문성빈, 호근환, 권회봉, 이제방, 이정균, 박학훈, 김상현, 김홍범 등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장소제공을 약속하신 이안수 가나스틸 회장님, 차은환 공장장님의 약속에 큰 힘을 얻었음을 밝힌다. 언급하지 않은 뜻을 같이하시는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그 사이 검도로부터 받은 큰 은혜를 시니어검우회를 통해 검도계에 돌려 드리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노마도장 방문을 주선하신 손경익(85) 회장님도 뜻을 같이했으며, 미국의 이문건 선생, 호주의 최호영 사범도 동참을 약속했다. 특히 만 85세의 조정헌 신부님은 출전할 의사를 피력하였다.


<에필로그>

1. 일본과 같이 우리도 회원제와 수익자 부담이 불가피하다. 우리의 경우 임의단체이므로 검도를 사랑하는 시니어검도 同好會 성격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본은 전검연에 속하지 않고 노인복지회에 속해 일부 예산 지원을 받지만, 우리는 사단법인을 등록하기 전까지는 임의단체로 친목 도모를 위한 시니어검도 클럽(club) 수준에 머물 것이다.

 

2. 46회 일본고령자검도대회에 참가하는 일본 선수들은 대체로 6, 7단 사범들이다. 우리나라 제37회 사회인검도대회 고령 참가자들도 대개 5, 6단 이상이다. 우리 시니어검도회의 회원의 경우 대체로 6, 7단이지만, 회원자격은 4단 이상으로 확대하되 정부 시책에 적극 호응하며 노인 건강 증진을 위해 새로 배우는 분(3단 이하)들의 참여를 적극 권장한다. 참고로 일본은 고단자 위주의 정책뿐이다. 그러나 대회에 출전할 때 의사의 건강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일본제도는 도입할 예정이다.

 

3. 필자는 대학연맹에 30년여간 소속되어 있으면서 꾸준히 한일교류를 해 왔는데, 이는 우리 대학검도 발전에 신선한 자극의 청량제가 되었다고 판단해 시니어그룹의 한일교류를 제1과제로 추진하려고 한다. 그 방식은 대학검도교류와 대체로 같은 것이다. , 한 해씩 교차 방문하는 형식으로 친선경기와 합동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山田義雄 일본 실무부회장과 절친인 권회봉 사범님이 필자와 동행하여 몇 차례 심도있는 논의를 하였다.*** 그는 특별히 시간을 내 송풍관까지 우리를 에스코트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동 관장인 岩立三郞 회장은 우리들과 만나고 운동하고 나서 자기 도장에 한국 사람들은 처음 왔지만, 이번에 함께 해 보니 한일교류는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글이 쓰인 제17회 인천세계검도대회 기념티셔츠를 입고 우리를 맞이했다.

***아마다 부회장은 대만 측에서 먼저 공식적인 일-대만 검도교류를 희망해 왔지만, 우리와 먼저 시작하겠다고 말하였다.

****우리를 송풍관으로 안내한 날이 야마다 부회장의 생일이었다. 뒤늦게 이를 안 우리들은 케이크를 준비해 고마움을 표하며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