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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칼럼 검도란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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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는 무엇일까?

검도는 습득하는 것이라기보다 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검도를 수련한다는 것은 불필요하고 잘못된 자세, 동작, 마음을 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켈란젤로는 조각상은 태초부터 본래 돌 안에 있었고 조각가란 그 조각상을 알아보고 조심스레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내어 그것을 드러내는 존재라고 했다고 한다. 깊이 생각해 보면 검도 역시 수련을 통해 불필요한 동작이나 마음 상태들을 잘라내어 태생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드러나지 않은 인간 본질 혹은 본능의 핵심을 드러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공자는 인간이 인간인 이유가 인간에게 있다라고 했다. 그 근거로 인()을 언급했다. ()이란 인간 존재근거(存在根据) 즉 본질(本質)을 말한다. 공자는 인()의 가장 높은 단계를 검도의 지향점이기도 한 예()라 하였다. ()인간성이 반영된 매우 옳은 것으로서 도덕적 정점으로 보았다. ()도 본래 인간의 본성에 있는 것으로 학습(學習)을 통하여 드러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습(學習)이란 (새로운 것)(반복)한다는 뜻으로 깨달음에 대한 가르침을 반복적으로 부단히 훈련하는 과정을 뜻하는 것이라 했다. 이렇듯 학습(學習)을 통해서 예()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극기복례(克己復禮) 하여 최종 도달해야 할 목표를 예()에 두고 있다.

 

공자나 미켈란젤로의 논리와 같이 검도의 기능뿐 아니라 정신적 지주인 예()도 인간의 본능과 본질에 원초적으로 잠재되어있는 것을 극기복례(克己復禮)의 훈련과정을 통해 찾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채워 넣는다기보다 불필요한 것을 잘라내어 잠재된 능력의 핵심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검도는 길을 알고 있어도 그 기능력(技能力)을 동작으로 표출하기가 어렵다. 인간의 신체의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역학적 운동 원리에 맞는 기능에, 검의 운용 원리와 상황에 맞는 감각적인 기술이 나올 수 있도록 많은 수련을 통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고도의 정신적 집중력과 의지력, 마음의 조절 능력까지 수련해야 한다. 아울러 순간적인 직관의 이끌림에 따라 기술을 몸으로 표출시켜야 하고, 자유로운 영감이 바탕이 되어 기능이 발현되어야 하기에 쉽게 기술이 몸에 붙지 않는다. 그러나 기본기가 충실하게 잘 갖추어져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오면 약간의 가르침에도 큰 깨달음이 올 수 있는 게 검도다.

 

그런데 제19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에 나가는 우리 대표선수들은 수 개월을 훈련하고 특별히 강조한 내용이 경기에 전혀 반영되어 나오지 않는다. 감독의 지도력 부족의 탓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절실함이 부족한 것 같다. 부끄럽고 송구스럽다. 전영술 선생님께 '제가 부족하여 선수들이 이 정도밖에 안 되어 죄송스럽다'라고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 불호령을 내리실 줄 알았는데 대표선수라고 그렇게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 선수들도 부담이 크기에 그럴 수 있다라고 부드럽게 격려해 주셨다. 더욱 죄송스러웠다. 내 나이 66세인데도 선생님 앞에 가면 움츠러들고 두렵다. 혼날까 두려운 선생님이 계신다는 게 행복하기도 하다.

 

그동안 기본기 연습을 훈련 기간의 1/2 정도를 했고, 기본 및 응용기술 연습을 독창적으로 고안한 다양한 패턴으로 연습을 해왔는데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세계대회까지 불과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훈련 일정은 더욱 짧게 남았다. 더욱이 예산 문제 때문에 훈련 일정이 줄어서 훈련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훈련이 다른 세계대회 때보다 늦게 시작해서 훈련 기간에 여유가 더 없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숨통을 죄어오는 것 같다. 그러나 선수들이 착해서 남은 훈련 기간 잘 따라와 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 선수들이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처럼 상대방에 따라 변화에 잘 적응하고 유연하며 마음도 냉철하고 폭넓은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남은 훈련시간을 효율적으로 훈련하여 부상 없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선전을 하여 세계제패의 꿈을 이루리라 믿는다. 검도인들의 많은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上善若水 : 가장 탁월한 것은 물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