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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구석구석 제1회 고려대-와세다대 검도 교류전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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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고대검우회 백승화 후배가 단톡방에 고려대-와세다대 교류전 참가할 인원을 모집한다고 알려왔다. 내가 대학 입학했을 때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와세다대 검도부와의 교류전 얘기가 있었으니 거의 40년 만에 성사된 일 아닌가 싶다. 이번 교류전이 성사되고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백승화 후배의 공로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참여할까 말까 고민도 했었는데 막상 참여하기로 결심하자 심장이 뛰었다.

사전에 와세다 측에 전달할 기념 면수건을 검우 회비로 100장 맞추었다. 그런데 그 100장으로 와세다 측에도 주고 우리도 하나씩 가지다 보니 수량이 부족해 내가 개인적으로 홍보 겸 지인들에게 나눠줄 면수건을 사비로 추가 구매했다.

와세다 측에서 OBYB재학생의 숫자를 각 10, 15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우리 측 OB 인원이 한 명 더 늘어 OB11명이 되었다. 우리는 교류전 석 달 전에 이미 명단(이름, , 직업이 명시됨)을 보냈으나 와세다 측으로부터는 명단을 2주 전쯤 받을 수 있었다. 와세다 OB 명단을 받고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8단 한 분에 나머지는 모두 교사 7. 우리 측은 나만 교사 7, 연사 7단 선배님 한 분, 나머지는 모두 5단 이하였다. 긴장하고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맹훈련하다가 결국 출발 삼 일 전에 왼쪽 종아리근육이 파열됐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난감했다. 가서 제대로 한국, 고려대학의 검도를 보여줘야 하는데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걱정 반 설렘 반에 잠을 두 시간도 채 못 잔 거 같다.

 

83() 도착 첫날

공항에서부터 재동경 고대 동문인 79학번 손영태 선배님께서 택시 3대를 고용, 나리타공항에서 가부키쵸 호텔까지 데려다주셨다. 손영태 선배님은 재일대한검도회를 오랫동안 이끌어오신 손경익 회장님의 큰 자제분이시기도 하다. 공항에서 환영 플래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은 뒤 바로 출발 했는데, 내가 탄 택시 일행 중 한 명이 공항에 짐을 두고 와 되돌아가야 했다. 불과 20분 정도 가다 되돌아갔지만 차가 밀려 호텔 도착시간은 다른 일행보다 2시간 가까이 늦었다. 도착하자마자 짐만 풀고 서둘러 환영 리셉션 장소로 향했다.

이날 리셉션은 와세다 측과는 상관없었고, 엔도 선생님과 부인, 동경 경시청지도자 2분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다. 고대는 OB 11명과 YB 15명이 모두 참석했다. 리셉션 장소는 이케부쿠로에 위치한 잔신’(殘心, 우리 검도용어로는 존심)이라는 곳이었다. 동경의 일본검도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고 전일본검도선수권대회 하는 날은 종일 TV로 대회 영상을 틀어주며 3천엔에 술 무제한에 안주 4종을 시킬 수 있다고 한다. 엔도 선생님은 1988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검도선수권대회에서 주장이셨으며 전 경시청 수석사범이셨다. 엔도선생님은 유머 감각마저 탁월하셔서 짧은 한국어 단어 몇 마디로도 장중을 휘어잡으셨다. 검도도 그렇게 효율적으로 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사모님은 어떻게 단 한 순간도 얼굴에서 미소를 잃지 않고 계신지 신기했다. 경시청 야부기 사범은 수 백년 간 도장을 해 온 전통 무인 집안의 일도류 전수자로 TV에도 자주 나오는 일본 전역에서 유명한 검도 사범이라고 엔도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다. 조금 늦게 도착한 곤베 사범은 한국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본 선수라고 역시 엔도선생님이 소개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준비해 간 선물들을 엔도 선생님과 사모님, 야부기 사범와 곤베 사범에게 주었다. 엔도 선생님은 한국에 자주 갔지만 이런 선물은 처음 받아보신다며 크게 기뻐하셨고, 우리를 2차 맥주집으로 데려가주셨다. 정확히 말하자면 엔도선생님 사모님이 한턱 내신거다. 야부기 사범과 곤베 사범은 집에 돌아가려다 엔도 선생님이 2차를 가시는 걸 보고 뛰어 되돌아와 합류했다. 2차 장소에서 엔도 선생님과 사모님, 야부기 사범, 곤베 사범이 내게 받은 선물을 꺼내 보이며 자랑해 주어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졌다. 그런데 갑자기 야부기 사범이 자기 이름이 적힌 심판기를 꺼내 내게 선물로 줘 날 듯이 기뻤다.

고대 79학번 손영태 선배님은 정말 선배 같은 선배셨다. 도착 때부터 도움을 주셨을 뿐 아니라 와세다와의 검도교류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히 앉아서 관전하시고 마지막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고대 검우들을 챙겨주셨다. 첫날 공항 픽업에서 호텔까지 택시비용, 잔신에서의 회식비용 모두를 지불 하셨다. 손선배님 본인은 과거 몇 년을 검도 하시다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셨고, 부친이신 손경익 선생님은 그 검도에 대한 열정이 활화산 같은 분이시다. 와세다와의 이틀간의 교류전 모두 고대 OB측에 서서 참여하셨다. 올해 전국체전 때 재일교포선수대표팀의 감독으로 오신다고 하셨다. 엔도 선생님이 코치라고 하셨다. 속으로 왠지 모를 탄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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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재학생교류전이 오전 10~12, OB 교류전은 오후 630~730분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고대 OB들이 와세다 측의 허락을 받고 재학생교류전을 참관하기로 했다. 1010분쯤 도착했더니 이미 재학생들은 체조 후 기본동작을 막 시작하고 있었다. 기본동작을 죽도로 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일부는 목도로, 일부는 진가검으로 했다. 본인이 원하는 형태의 칼로 기본동작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정식명패가 아닌 헝겊에 손글씨 쓴 명패를 단 학생들이 일부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1학년 학생들이었다. 우리 대학동아리는 호구를 처음 쓰는 날 호구식을 하지만 일본은 이미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 온 학생이 대다수라 호구식이 아니라 명패수여식을 한다고 한다. 기본동작 운동을 한 뒤 5명 정도씩 조를 짜 기술훈련을 했는데, 모두가 똑같은 기술훈련을 하는 게 아니라 그 조의 조장 지휘 아래 그 조만의 특별한 기술훈련을 하는 듯했다. 예를 들어, 어떤 조는 누름 손목치기, 어떤 조는 나오는 머리치기, 어떤 조는 양손 찌름 같은. 기술훈련이 끝나자 자유 대련시간을 가졌는데 손님인 고려대 재학생이 상석에 앉고 와세대 재학생이 고대 재학생 앞으로 달려가 들어가겠다는 예약 절 인사를 했다. 이어 자유대련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학생들이 운동하는 동안 와세다대 검도장을 한 바퀴 돌며 구석구석 보고 사진에 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대한검도회 연수원 크기만한 도장에 마룻바닥도 너무 좋았고 운동시간 내내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 놓아 밖은 폭염이었지만, 도장 내는 너무나 시원했다. 천장 가까이 높이 걸린 수천 명의 이름이 새겨진 색 바랜 나무명패들과 오래된 사진들이 와세다 검도부의 역사를 증명하는 듯했다.

오후 1시에 와세다대학 교직원이자 이번 고려대 와세다대 교류전에서 와세다 측 일을 전담해 온 사오야마 7단이 고대 OB들을 위해 와세다 대학 투어를 시켜주었다. 고대 OB들은 사오야마상이 소개해 준 소면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한 후 검도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와세다대 이곳저곳을 보았는데 와세다 역사박물관 名士들 사진 맨 끝에 현 일본 총리인 기시다 총리의 사진이 있어 기시다 총리가 와세다 출신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무라카미 하루키 기념관이 별도의 아트 건물로 있었는데 내부를 돌아보며 내가 읽었던 하루키 소설 몇 권을 떠올려 보았다. 과거의 역사적 인물을 차치하고도 현재 기시다 총리, 무라카미 하루키만 보아도 와세다가 얼마나 대단한 대학인지 알 수 있었다. 어제 엔도 선생님이 와세다는 검도 또한 최고라고 칭찬했던 말이 떠올랐다. 와세다 대학 투어를 마치자마자 동경에 거주하는 김슬기 후배의 안내를 받아 나를 포함한 고대 검우 3명이 일본검도용품점을 보러 갔다. 김슬기 후배는 한국에서 처음 검도를 시작해 2단 승단하고 5년 전 직장 때문에 동경에 왔는데 여기서도 검도를 계속해 3단 승단을 했다. 김슬기 후배는 워낙 성실함과 예의가 몸에 배여 있는 친구라 일본검도인들도 너무 좋아해 몇 년 전 유명 일본검도잡지에 크게 기사화되어 실린 적도 있다. 대학 견학 후 원래 계획은 한국검도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쇼부도 무도구를 가려고 했으나 530분까지는 호텔로 돌아가 장비를 챙겨 630분 합동연무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맞지 않아 비교적 멀지 않은 우에노에 있는 에이코 무도구로 향했다. 아메리카 요쵸코, 줄여서 아메요코라 불리는 우리나라 남대문시장 같은 곳을 통과해 갔다. 아메요코는 우리나라 남대문시장과 매우 흡사했다. 막상 에이코무도구에 가 보니 살 만한 물건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그냥 나오기가 뭐 해서 흑단나무의 고급진 심판기 하나를 샀다. 우리 일행은 햄버거로 요기를 한 후 급히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향했고 5시쯤 도착했다. 부랴부랴 장비를 챙겨 호텔 로비에 집합한 후 와세다 검도장으로 향했다. 630분부터 730분까지 합동 연무를 했는데 25분하고 쉬는 시간 10분을 갖고 다시 25분을 했다. 양교 연세 많은 분들을 위한 배려였던 거 같다. 3분마다 북이 울리고 교대했다. 고대 OB가 위에 서고 와세다 OB가 줄 서 들어왔다. 쿠리하라 8단 지도사범님도 들어오셨었다는 것을 나중에 무릎 꿇고 절 인사 할 때가 되어서야 알았다. 너무나 많은 분이 줄 서서 들어와 일일이 이름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죄송한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합동 연무 직후 옆에 서 있던 고대 후배가 왜 형 앞으로만 줄이 길지요? 다른 고대 OB 앞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데.” 하고 물었는데 뭐라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8시에 시작되는 회식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 씻어야 했다. 검도장을 보고 놀랐는데 샤워장을 보고 다시 놀랐다. 샤워장이 우리 동네 목욕탕과 매우 흡사했다. 편안히 타일 욕탕에 들어갈 수도 있고 널찍한 공간에 샤워도 할 수도 있었다. 나이 지긋하신 와세다 OB께서 욕조로 들어오라고 권했지만 시간이 없어 얼른 샤워만 했다. 회식 장소는 자그마한 주점이었는데 와세다 OB와 고대 OB가 다 들어가니 꽉 찼다. 전체를 빌린 것 같았다. 말은 잘 안 통하지만 그나마 아는 단어를 말하고 때로는 손짓과 발짓을 하고, 꼭 제대로 소통해야겠다 싶으면 일본어를 잘하는 고대 후배를 부르던가, 와세다 OB로 온 한국인 여검사 김희연을 불렀다. 그날 와세다 OB 중 가장 나이 많으신 분으로부터 김희연 사범의 통역을 통해 극찬을 듣기도 했다. 자신이 맨 뒤에 서서 내가 검도하는 것을 쭉 보았는데 많은 사람 상대하며 검선이 한 번도 흔들리지 않은 사람은 참 오랜만에 본다고. 이 얘기를 전해 들은 한 고대 선배는 내 종아리근육 파열 때문에 중단 잡고 서 있어 그런 칭찬 들은 거 아니냐고 놀리셨다. 아무튼 기분이 좋았다. 여기서도 내가 개인적으로 준비해 간 선물들을 와세다 OB 몇 분께 드렸는데 선물 수가 부족해 애석하게도 내게 칭찬을 해주신 최고 연장자분께는 드리지 못했다. 쿠리하라 8단 지도사범님, 검우회장님, 와세다 측 교류전 일을 도맡아 한 사오야마상, 조금 늦게 합동 연무에 오셨던 시로이시 8단 선생님께 선물을 드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시로이시 8단 선생님은 일본검도계에서 꽤 유명하신 분이셨다. 회식은 양교 교가를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우리가 먼저 고려대학교 교가를 불렀고, 그다음 와세다 OB가 와세다 교가를 불렀다. 오랜만에 불러보는 교가를 일본 땅에서 부를 줄이야. 일본 와세다의 회식 마무리는 정말 간결했다. 다 같이 박수 한 번이었다. 정말 딱 박수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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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양교 YB는 오전 10시부터 기본훈련과 합동 연무를 했다. OB의 합동 연무는 오전 1130분부터였지만 역시 10시에 도착해 YB들의 합동 연무를 지켜봤다. 11시쯤 합동 연무를 마치고 고대 YB 남녀숫자에 맞춰 남학생 9인조, 여학생 6인조 경기를 했다. 심판은 와세다 고학년 학생들이 보았다. 결과는 고대가 남학생은 1명만 이기고 전패, 여학생은 전패였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검도수련을 해 온 와세다 학생들을 상대로 잘 싸웠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한 후배들이 자랑스러웠다. 경기 직후 30분 정도 와세다 YB과 고대 OB 간의 합동 연무 시간을 가졌다. 거세게 들어오는 학생도 있었고 부드럽게 기회를 노리는 학생도 있었다. 중단도 있었고 상단도 있었다. 역시 기량들이 좋았다. 12시부터 1시간 동안 OB들끼리 합동 연무가 있었다. 1시에 종료를 했지만, 개인적으로 연무 시간이 많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고대와 와세다 OB들이 모두 샤워장으로 갔지만 난 호구를 벗지 않았다. 공식 리셉션행사가 3시에 시작이라 시간도 많이 남아있었다. 남아서 서로 대련하는 와세다대 학생들과 좀 더 대련을 했고, 늦게 도착해 와세다 재학생을 개인적으로 지도하던 한 와세다 OB와도 대련을 했다. 대련을 끝내고 나니 140분쯤 된 것 같았다. 주변을 보니 한국 사람은 나 혼자였고 와세다 재학생들 몇 명과 사오야마상이 있었다. 사오야마상은 220분에 행사 장소로 이동할 것이니 와세다 재학생을 따라오면 된다고 말하고 재학생 중 한 명에게 나를 챙겨 데려올 것을 지시하고 행사준비를 위해 떠났다. 안심이 됐다. 샤워장에서 키가 큰 와세다 검도부 남학생 한 명이 서투른 한국말로 말을 걸어왔다. 한국에 관심이 많으며 K팝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것저것 묻는 말에 답해주고 도장으로 갔는데 여전히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조금 기다리다 행사장으로 출발했다. 이날이 마침 장래에 와세다대학을 들어오고 싶어 하는 초중고 학생들과 그 부모들을 위해 와세다대학이 학교를 개방한 날이어서 리셉션 장소로 가는 도중에 어린 꿈나무들도 만날 수 있었다.

공식 리셉션 장소는 와세다 교우회관 15층이었는데 전망이 매우 좋았다. 공식 리셉션은 양교 OBYB가 함께 했다. OBYB가 맥주잔 혹은 와인잔을 들고 돌아다니며 서로 뒤섞여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사오야먀상의 사회로 공식 리셉션이 시작되었다. 양교의 검우회장님을 비롯해 선배 검우 회원님들의 인사말과 환영사가 있었고 와세다 측이 양교 교가 제창을 제의해 고대가 선창하고 와세다가 후창을 했다. 와세다가 교가를 부를 때 YB 학생 한 명이 앞에 나와 마치 응원가 부르듯 모션을 취했고 이에 맞춰 와세다 측이 교가를 불렀다. 다시 인사말들이 이어진 뒤 양교가 준비한 선물들을 서로 교환했다. 나도 개인적으로 준비한 마지막 남은 선물 2개를 와세다 남학생 대표와 여학생 대표에게 각각 주었다. 식이 끝날 무렵 손영태 선배님이 와세다 재학생들에게 내년에 고려대를 방문하고자 하는 학생들 손을 들어보라고 하셨고 많은 와세다 학생들이 손을 들자, 지금 손을 든 학생들에게는 갈 때 지원금을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당연히 박수갈채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역시나 멋진 선배님이시다. 공식 일정을 마치고 헤어질 때 고대 선배님 한 분이 고대 재학생들에게 회식비에 보태라고 찬조금을 주시길래 나도 덩달아 주었다. 고대 OB들은 숙소로 돌아와 인근에서 저녁 겸 자체 회식을 했는데 여기서도 손영태 선배님이 다 지불하셨다. 식사 후 나를 포함한 일부 고대 OB들은 2차로 선술집에서 조용히 자체 평가를 했는데 우리 측 가장 나이 많으신 선배님께서 3일간의 성공적인 교류전에 감격해 눈물을 보이기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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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25분 김포로 가는 비행기라 조식 후 조금 여유가 있었다. 오전 920분 호텔 로비에 모여 택시를 불러 출발했다. 입국할 때는 나리타공항이었지만 출국할 때는 하네다공항이 호텔로부터 가까워 택시비가 많이 나올 거라 예상 못 했는데 1만엔이 넘게 나왔다. 올 때 손영태 선배님께서 공항에서 택시비 3대 값만 1백만원 넘게 지불 했을 거라는 백승화 후배의 말이 새삼 실감났다. 다시 한번 고마웠다. 이번 전국체전 때 손경익 회장님과 손영태 선배님이 한국에 오시면 꼭 뵐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울에 무사히 도착한 후 간단히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 백승화 후배는 이 글을 쓰고 있는 822일 시점인 지금도 뒷정리와 감사의 인사를 서로 전달하는 등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일하다가도 드문드문 와세다 도장이 그립고 나이 지긋하신 와세다의 선배 검도인들과 해맑게 웃던 와세다 재학생들이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