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구석구석 독자투고_굳이 검도를 수련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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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는 까다롭다. 기합을 크게 지르고, 발을 세심하게 움직이면서 자세를 바르게 하고, 죽도를 제대로 쥐고 손목은 부드럽게 움직이며, 팔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을 함께 움직여 칼에 온 힘을 싣는 것…. 매우 까다롭다. 심지어 시합은, 그냥 때린다고 점수를 주는 것도 아니다. 기합 소리와 발구름 소리, 정확한 타격 후 존심까지. 검도는 까다롭다.
그럼에도 검도를 수련하는 것은, 그 모든 것이 이루어 질 때 아름답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경지에 올라 움직이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워 보인다. 자세 하나를 잡아도 제대로 균형이 잡힌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죽도만 제대로 된 자세로 쥐고 있어도 아름다워 보인다. 발을 움직일 때 상대방에게 머리를 치기 위해 기회를 엿보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발은 어떤가. 정말 조금씩, 빠르게 움직이며 상대의 중심을 빼앗기 위해 움직이는 발은 아름답다. 꼿꼿하게 서서 중심을 잡는 허리와 펴진 어깨는 당당하다. 키가 작고, 덩치가 작더라도 커 보이게 만들고, 위압감이 느껴지는 것은 좋은 자세이며 아름다운 자세이다. 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자세는 칼에 실려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지만, 완벽을 추구하며 달려간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모두가 그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그것은 자신만의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말도 된다. 자세와 칼을 쓰는 데서 추구하는 바가 나타난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 이 모든 것이 자세와 칼에서 나타난다. 검도는 마음으로 하는 운동이라는 것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자신감이 없으면, 기세로 압도하지 않으면, 아무리 천 가지 기술이 있어도 이길 수 없는 것이 검도이다.
까다롭고 어렵지만 그럼에도 죽도를 놓을 수 없는 것은, 나도 언젠가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급이 높아지고 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아름다워지고 싶기 때문이다. 좋은 자세, 좋은 기세, 단단한 중심…. 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다듬고 싶다. 아직은 거친 돌덩이지만, 내가 시간을 거듭하며 연습을 해나갈수록 점점 아름다운 조각이 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