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탈무드의 입 그리고 군자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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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의 우화에 혀에 관한 것이 나온다.
어느 날 왕이 두 광대를 불러 각각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과 악한 것을 찾아오라고 명을 내렸다. 왕의 명을 받은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여러 곳을 돌면서 찾아온 것이 공교롭게도 “혀”를 찾아왔다.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도 악한 것도 혀라고 한 것이다.
글을 종이에 쓰는 언어라고 하면 말은 허공에 쓰는 언어이다.
얼핏 말이 나오면 허공으로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말의 진짜 생명은 그때부터 시작되어 한 번 내뱉은 말은 자체의 생명력으로 공기를 타고 번식을 한다.
품격의 품(品)은 입 구(口)가 셋으로 이루어진 글자인데, 이는 입을 잘 놀리는 것이 그 사람의 품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것을 뜻한다.
노자는 혀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고 하였다. 도덕경 56장을 보면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知者不言 言者不知 )”라는 구절이 나온다. 논어에서도 입을 다스리는 것을 군자의 덕목으로 꼽았다. 군자의 군(君)을 보면, 다스릴 윤(尹) 아래 입 구(口)자가 있다. 즉 입을 다스리는 사람이 군자라는 뜻이다. 세 치의 혀를 잘 놀리면 군자가 되지만, 이를 잘 못 놀려서 낭패하는 사람을 자주 본다.
검도를 지도하는 우리의 입은 어떤가?
다른 운동 지도자들처럼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말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을 말로 이끌기보다는 올바른 행동과 진실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게 하여야 한다.
검도를 하면서 운동을 가르치면서 솔선수범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성경 다니엘 12장에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이끈 사람은 영원히 별처럼 빛날 것이다”라고 하였다.
검도를 지도하는 아니 검도를 하는 사람들은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글은 “검도와 인생”(이종원 8단 범사 지음, 직지)의 P.34~36에서 발췌하여 인용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