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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구석구석 검도(劍道)와 식역(識閾)의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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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자(莊子)는 총 33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장자가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7편인데 이를 내편(內篇)이라 한다. 반면, 후세에 제자와 학자들이 가편한 것을 외편(外篇), 잡편(雜篇)이라 하는데 각각 15, 11편이다.

 

참고로 기독교의 성경(聖經)은 총 66편으로 구약(舊約) 39, 신약(新約) 27편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의 요즘 출산률이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실례로 2022년도 잠정출산율은 0.78, 신생아 수로는 겨우 249천 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절멸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출산률 저하가 심각하다 보니 성경 66권 중 산부인과 의사들이 가장 애독하는 편()에배소서라 한다. 반면, 이혼 전문 변호사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편은 갈라디아서.

 

이야기가 다소 엉뚱한 데로 흘렀는데, 글을 처음으로 되돌려보자.

장자 외편 10번 째에 추수(秋水)’편이 등장한다.

 

가을에 큰물이 나서 여러 천의 물들이 황허(黃河)’로 흘러들었다. 그 흐름이 너무나 커서 강가 양쪽이나 모래톱에서 보면 소와 말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를 내려다본 황허의 신 하백(河伯)이 우쭐해서 자기가 세상의 훌륭함을 독차지했다고 기뻐했다.

 

포박자(抱朴子)’에 따르면, 하백은 그 이름이 풍이(馮夷)’ 또는 빙이(氷夷)’였는데, 때때로 처녀를 요구했다고 한다. 물론 이는 백성들의 재물을 갈취하기 위한 관리들과 무녀(巫女)들의 꼼수로서 황허의 신 하백이 오명을 몽땅 뒤집어쓴 탓도 있다.

 

어쨌든, 하백이 물결을 타고 동쪽으로 내려가다가 베이하이(北海)’에 이르렀는데 거기서 동쪽을 보니 창대한 바닷물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하백은 얼굴을 돌려 베이하이의 신, ‘()’을 보고 한숨을 지으며 말했다.

옛말에 사람이 도에 대해 백 번 듣고는 마치 자신이 세상 진리를 깨달은 듯 착각하여 자기가 제일 잘 난 줄 안다더니, 바다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겨우 강을 다스리면서 세상의 주인인 양 착각한 내가 부끄럽습니다.”

 

이에 약은 하백에게 세 가지 가르침을 준다.

 

먼저, 시간의 개념.

여름 하루살이는 온 세상을 하얗게 덮는 눈 내리는 아름다운 겨울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이른바 시절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공간의 개념.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바깥에 더욱 창대한 세계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 이른바 정저지와(井底之蛙)’로 공간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식역(識閾)의 개념.

곡사(曲士)는 자신만의 영역에 갇혀 도()에 대해 알지 못한다. 이른바 속된 가르침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검도인들도 마찬가지다. 일개 강물의 신, 하백이 세상의 모든 이치와 도를 다 깨달은 듯 우쭐댔지만 더 넓은 바다, 세상, 우주의 존재를 알고 자신의 무지를 깨달았듯이 우리 역시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

 

무릇, 도의 경지는 무량하다. 검도(劍道)라는 어휘를 구성하는 ()’의 엄중함, 무한함 앞에 겸허해져야 한다. 단순한 식역의 확장이 아닌 무한정진의 수련을 통해 절박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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