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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구석구석 평생검도 시리즈5_60대의 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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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회 국제오픈 한국사회인검도대회에 출전했던 대전갈마검도관 60대 노년부)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일본의 검도인 중에 모치다 모리지(持田盛二)’ 범사 10단이란 분이 계시다. 이분의 인품과 인생역정 - 특히 검선일치(劍禪一致)를 추구한 검도 수련 역정은 오가와 츄우타로(小川忠太郞)’ 범사 9단이 그분과 53세부터 7년간에 걸쳐 모범연습을 한 내용을 기록한 백회계고(百回稽古)’란 책에 극명히 적시돼 있다. 모치다 선생은 필자가 평생검도(1) - 개관(槪觀)’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전일본검도연맹에서 10단의 면장을 갖고 왔을 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점잖게 10단의 면장을 거절하셨던 분이다.

 

평생검도를 실천한 모치다 선생조차 ‘60세가 되면 다리-허리가 약해진다. 이 약한 것을 보강하는 것이 마음이다라고 하시면서 마음으로 행하는 검도로 신체적 약점을 보강할 것을 주문했다. 그렇다. 이순(耳順)의 고비를 넘기는 육십대는 69세 때부터 75세에 이르도록 젊은이를 압도하는 왕성한 체력으로 오가와 당시 8(후에 9단의 면허를 받음, 10단위는 인간으로선 받을 수 없는 단계라 하여 끝내 고사함)을 지도했던 모치다 선생조차 체력의 한계를 인정하는 연령대다.

 

필자 역시 60대에 이르면서 젊은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체력적 저하를 체감 중이다. 물론 필자와 달리 평생을 수련에 정진한 분들의 신체적 상태를 면밀히 단정할 수는 없지만, 물리적으로 혹은 상식적으로 주위의 보편적 60대 숙년층의 모습을 봤을 때 그분들의 체력을 젊은이의 그것과 견주기엔 아무래도 무리다.

 

일안(一眼)-이족(二足)-삼담(三膽)-사력(四力)이란 검언(劍言)이 의미하듯 검도는 손보다는 발의 움직임을 중시한다. 사람의 발이 적시적절하게 즉, 공방의 타이밍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요체는 유연한 허리다. 발이 들어가되 발보단 허리가 먼저 들어가야 상대를 압도하는 검도를 할 수 있다. 이는 비단 검도뿐만이 아니라 모든 무도의 핵심이기도 하다. 노년부 육십대의 허리와 발놀림은 중년 또는 장년부의 그것들보다 하릴없이 후위에 설 수밖에 없다.

 

근대 일본의 검신(劍神)이라 할 수 있는 모치다 선생조차 이를 인정하고 마음에 의한 검도를 할 것을 주문했다. 대소 60여 전의 신켄쇼오부(眞劍勝負)에서 필승의 신화를 창조했던 그 유명한 니텐이치류(二天一流)’의 창시자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조차 60대엔 사실상 은거하며 검술 사부로, 고린쇼(五輪書) 등의 저술 활동을 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이렇듯 60대의 검도는 선각(先覺)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체력에 기반한 검도라기보다는 마음을 조절하는 검도다. 마음을 조절하는 검도란 자신의 평상심을 잃지 않으면서 타인의 내밀한 움직임까지 간파하는 관조(觀照)적 검도의 경지를 일컫는다. 우리가 통상 활인검(活人劍)’이란 말을 사용하는데, 이런 활인검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는 시기는 실로 이순 이후의 60대가 아닐까 단언한다.

 

필자가 좋아하는 검언(劍言) 중에 이런 표현이 있다.

검은 격자하는 것만이 아니고 생명을 주기도 하고 자르기도 한다.’

마음으로 행하는 검도, 마음을 다스리는 활인의 검도는 바로 이와 같은 검언(劍言)이 의미하는 것처럼 60대에도 검도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검도인들이라야 비로소 그 참된 의미를 알 듯싶다.

 

물론 오늘날은 미야모토 무사시나 모치다 모리지 선생 같은 분들이 살던 시대와는 판이하다. 웰빙 여건, 보건체계 등이 한결 우월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현대의 60대는 그 당시보다 훨씬 영양 상태, 신체적 발육상태 등이 뛰어나다.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건강관리를 해 온 60대라면 이들의 건강연령은 30~40대에 못지않을 터. 당연, 오늘날의 60대는 심신(心身)이 일여(一如)된 검도를 무리없이 수련할 수 있는 호조건을 갖췄다 할 것이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도장에서 젊은이들을 압도하는 기합과 발성으로 기검체가 일치돼 상대의 머리를 타돌하는 60~70대 선생님들의 모습엔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이 배어있다. 평생검도로 다져진 다부진 몸매와 흩어짐 없는 꼿꼿한 자태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백은 젊은이들이 배워야 할 전형이다.

 

60대에 쉬지 않고 검도한 사람은 누가 위로해주지 않아도 당당하게 70대를 맞을 수 있음을 그분들의 인격, 기품, 태도, 처신에서 새삼 느낀다. 70대에도 여전히 당당할 수 있는 노익장은 평생검도가 수반될 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