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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Kumdo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검도 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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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향대 오윤성 교수님의 책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지금이책, 2017)는 연약한 대상 특히 여성을 상대로 한 70여개의 범죄 사례들을 분석하면서 피해자 관점에서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나여성을 두 번 죽이는 사회적 인식’(책 내 페이지 152)사례에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에게 조용히 넘어가자고 말하는 주변 관계자, 스토킹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피해 여성이 가해자를 역으로 살인하여 아이러니하게도 범죄 가해자가 되는 케이스에서 우리는 언제든지 상황에 따라 가해자, 피해자 또는 방관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역사적으로 범죄를 억제하고자 하는 도덕의식이 결여될 때 어떤 잔혹한 일이 벌어졌는지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1963) 한나 아렌트, 부제-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에서 보았다. 600만 명이나 되는 유대인들을 학살할 때 참여, 동조, 방조한 독일인들은 그저 소박하고 착하며 지금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으나 남의 고통을 외면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양심에 눈 감을 때 악은 그들에게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 도덕의식은 고차원적인 관념도 아니고 특별히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단순한 것이며, 쉽게 말하면 내가 이런 행동해도 괜찮다고 생각될 때 다른 사람이 나에게 똑같은 행동을 해도 나는 괜찮은가’(칸트의 보편적인 도덕률)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육사생도 시절부터 시작한 검도가 이제 48년이 되는 오윤성 교수님을 JTBC '사건반장'에 출현하시기 직전에 JTBC 건물에서 만나 뵈었다. 

 


Q. 안녕하세요, 교수님! JTBC ‘사건반장이나 SBS ‘그것이 알고 싶다TV에서 자주 뵈었습니다.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운동하는 센터에서 지도해 주시는 이성수 교수님(건대 교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가능한 시간을 체크해보니 오늘이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후 5시부터 '사건반장' 출연이 있는 이곳 JTBC에서 가까운 곳에 계신다 하여 여기서 보자고 했습니다. 지금은 방학이라 서울에 있는 시간도 많아 이렇게 기회가 되었습니다.

 

Q. 교수님과 인터뷰한다고 해서 부랴부랴 교수님 책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를 구입하여 읽었습니다. 그러나 몇 페이지 넘기다가 연약한 상대를 한 범죄의 치졸하고 흉악함에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먹먹하여 몇 번이나 멈추다 읽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실제 사건을 중심으로 가해자의 심리와 피해자가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나아가 집단 방어력, 국가 사법 기관의 공적 방어력을 연계시켜 분석해 보았습니다. 최근 사회의 불안정한 분위기로 양적으로 범죄발생은 늘어나고 질적으로 지능화, 잔혹해지기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마치 어둠 속에서 그냥 허우적거리지 말고 방향과 대상을 알 수 있는 야간 투시경을 몸과 마음에 장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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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범죄가 특히 여성들에게 일어나는 이유는 뭔지요?

 

범죄학적으로 범죄자에게 범행 당시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범죄 욕구를 충족시킬 대상을 선택하는 기준이 바로 약한 상대입니다. 단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하다는 이유로 범죄대상이 남성보다 여성이 많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고 여성이 없으면 어느 인간도 세상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성을 혐오하고 비하하는 것은 자기 존재를 부정하고 비겁한 행동이며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시대정신과도 맞지 않습니다.

 

Q. 그렇군요. 어머니, 할머니, 누나, 여동생, 아내, 딸 모두 여성인데도 존재 목적보다는 공기와 같이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들 없이는 제가 존재할 수 없는데도 말입니다.

검도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검도는 언제부터 시작하셨고 계기가 있었습니까?

 

  사관생도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검도와 유도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하여 운동을 시켰는데 저는 그때까지 유도를 했습니다. 사관학교에 입교하고 운동을 선택하라고 할 때 유도를 선택했으면 편할 수 있었으나 그때는 이상하게도 평생할 수 있는 운동으로 어떤 것이 좋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검도를 선택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물론 바쁠 때는 하지 못한 기간도 있었습니다만그리고 좋은 지도자를 만나서 저는 물론 제 아들과 함께 검도 수련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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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군에 계시면 이동이 잦거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었을 텐데 군에선 어떻게 검도를 하셨고 남다른 경험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 군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도 여건이 되는 범위내에서 검도를 했습니다. 부대 인근 도장에 나가 운동하거나 여건이 안될 때에는 부대장 시절 부대 한 곳에 도장을 만들어 부대원들과 같이 운동을 했습니다. 그런 형편이 안 되었을 때는 사무실 내에 죽도를 두고 기본을 연습하거나 발 움직임을 하면서 검도를 놓지 않았습니다. 같이 운동하다 느낀 것은 처음으로 검도를 배우는 사람들은 가르치는 대로 곧잘 따라 하는데 해동검도나 다른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그동안 익숙한 습관 때문에 어려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처음 받아들이는 방식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Q. 그렇습니다. 저도 20대 후반에 검도를 시작하여 땀 흘리고 소위 따먹기식 검도를 하다가 4단 심사에서 9번 떨어졌습니다. 처음들인 습관이 무서웠습니다.

 

 9번이면 그 시간이…. ! 대단하시군요. 심사에 떨어질 때마다 구부러진 화살을 조금씩 바르게 피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하면 좋은 경험이셨겠네요.  저는 검도를 한 햇수는 오래되었지만, 아직 3단입니다. 지속적으로 하지 못한 이유도 있고 군 생활이라는 상황과 사범이면 남을 가르쳐야 하는데 나의 지도에 의해 남이 잘못된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제가 그럴 정도의 실력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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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오랜 시간 검도를 하셨는데 검도의 어떤 부분이 좋으셨고, 교수님에게 검도의 의미를 여쭙는다면요?

 

  좋았던 부분은 검도를 하면서 부족한 점에 대해 반성하고 때로는 기록을 해 왔던 점입니다. 분석하고 평가하고 반성하기에 익숙한  성격 탓인지 그날 운동을 하면서 부족한 것을 가끔씩 복기하고 기록하였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틈나는 대로 했습니다. 그리고 밀어 걷기나 손목 스냅이 부족했다고 생각되면 걷다가도 밀어 걷기를 해보고 사람을 기다리다가도 손목 스냅 방법도 연구해 보았습니다. 검도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긍정적 고민과 기록인 거 같습니다. 운동을 하기 어려울 때는 유튜브 등에서 검도 시합하는 광경을 자주 보기도 합니다.


또 저에게 검도 의미를 꼽으라면 '감사'입니다. 감사할 일이 많습니다.

우선 평생 검도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입니다. 처음 검도를 선택할 때 나이 먹어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검도로 생각했고 지금 이 나이에도 꾸준히 하고 있으니 감사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도장에 계시는 분들이 늘 반겨주는 분위기에 대한 감사입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검도라는 하나의 운동을 중심으로 모두가 모여 연격하고 대련할 수 있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다음으로는 검도로 인해 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음에 대한 감사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건이 되지 않아 도장을 나갈 수 없는 순간에도 도복과 죽도를 보면서 반성할 수 있다는 이 순간에 대한 감사입니다.

 

Q. 저도 운동이 끝나고 그날 부족했던 것과 고칠 것들을 기록하는데 나중에 기록을 보면 시간만 다를 뿐 고칠 것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고치는 몸의 노력보다는 마음이 급해 머리로만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감사'라는 말은 매일 먹는 밥과 같이 참 물리지 않습니다. 어느 책에서 본 거 같은데 내가 맞는 이 소중한 하루는 나를 아는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과 기도로 이루어졌음을 알고 있기에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는 말이 있더군요.

 

. 기록하고 분석하는 습관이 검도 일기 뿐만아니라 군 생활에서도 대학원을 다니고 대학으로 와서 강단에 서고 이렇게 사례들을 모아 책을 내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안 했을 때와 비교하여 생각하면 더욱더 감사하게 되더군요. 아침에 죽지 않고 눈뜸에 감사하고, 빈둥거리지 않고 할 일이 있음에 감사하고, 아프지 않고 보통의 몸에 감사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아직도 날 찾아주는 이가 있어 감사하고, 빡빡한 일정에 감사하고 어설프지만 베풀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감사할 수 있음에 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감사의 무한 루프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요?

 

   우선 건강을 유지하는 일이지요. 비록 제가 검도를 한 지 햇수는 48년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동안 꾸준히 하지 못했고 노력이 부족한 결과 단은 3단입니다. 여건이 허락할지는 모르겠으나 남을 가르치기 위한 승단이 아니라 저의 검도를 조금 성숙시키는 계기로 승단 준비를 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시간을 내 주셔서 이렇게 인터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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